다카페 일기 by 유월

평범한 일상을 담담하게 기록했습니다.
바다(딸), 하늘(아들), 와쿠친(개), 그리고 아내를 촬영했습니다만,
천성이 외출하는 걸 싫어해서 주로 집 안이나 집 근처에서만 찍었습니다.
하루하루 물 흐르듯이, 내일도 모래도 부디 잔잔히 흐르길 기도하면서.
 - 모리 유지-

아빠와 엄마, 누나와 남동생 그리고 개 한 마리. 평범한 가족입니다. 평범한 가족의 평범한 일상을 사진으로 담는다면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다카페 일기는 모리가(家)의 일상을 기록한 사진집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블로그에 올렸던 사진들을 정리해서 한권의 책으로 묶은 것.(당연히 사진을 찍은 사람은 가장인 모리 유지씨입니다.) 펼쳐보면 한 페이지 마다 가족을 주인공으로 하는 사진 한 장과 짤막한 설명이 실려 있습니다. 간간히 다른 장면이 끼어있지만, 이것도 모두 가족들의 흔적입니다.

에...사진집이니까 여러 말 할 필요 없이 우선 사진을 봐야겠죠.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맑고 따뜻한 색감입니다. 실내 사진은 따뜻한 느낌을 주는 갈색 톤이 주를 이룹니다. 실외 사진은 약간 채도가 높은, 맑은 느낌의 색감.

다른 복잡한 것들은 넘어가렵니다. 첫째로 쥔장은 아직 사진을 읽을 줄 모르니까요. 냐핫~ 둘째. 사진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에 구도라든가 구성이라든가 기교라든가 하는 것들이 별로 생각나질 않습니다. 조금 덧붙이자면 바로 이런 부분이 재미있습니다. 기교나 기술이 느껴지지 않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사진으로 보입니다만, 보는 사람을 편안하게 만들려면 반대로 기교나 기술이 없이는 힘들거든요. ㅡㅡ;

개인적으로, 자연스러운 시점이야말로 ‘다카페 일기’를 다카페 일기답게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생각이 듭니다. 피사체 - 그러니까 가족 - 에 대한 애정이야 기본사항이니까 굳이 언급할 필요는 없겠죠. 책의 사진을 보고 있으면 뭔가를 ‘본다’ 라고 했을 때의 바로 그 시점이 연상됩니다. 사진을 찍겠다고 달려드는 것이 아니라 그저 곁에 있는 가족을 응시하는 느낌이랄까요.

어쨌거나 사진들을 통해서 엿보는 모리 가족의 일상은 잔잔하면서도 유쾌합니다. 격투기 마니아 아내, 엉뚱발랄한 딸과 아들, 그리고 시크한 애완견. 이들의 하루하루를 기록한 사진은 잔잔하고 조용하면서 뭔가 아릿한 느낌을 줍니다.

블로그에 올라와 있다는 사진들은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이 책에 실린 사진들은 인테리어 잡지에 실릴법한, 앙증맞을 정도로 아기자기하고 예쁜 사진이 아니라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만약 그랬다면 책값을 아까와 했을 겁니다.

핸드폰, 콤팩트 디카, DSLR 까지. 사진을 찍고 웹에 올리는 행위는 이미 특별한 일이 아닌, 생활의 일부가 되어버렸습니다. 덕분에 일일이 챙겨 보기에는 벅찰 정도로 이미지가 넘쳐나는 시절이죠. 이런 요즘, 굳이 평범한 가족사진을 담은 사진집을 볼 필요가 있을까요.

옙. 쥔장은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니터로 보는 이미지와 종이에 인쇄된 이미지는 다르다는 점을 차치하더라도, ‘다카페 일기’의 사진들은 조금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자~ 그럼 결론을 내리자면...

세상의 모든 아빠찍사들이여~ 파이팅~!